중남부지방 논농사 지대에서 한 마을의 성인남자들이 협력하며 농사를 짓거나, 부녀자들이 서로 협력하여 길쌈을 하던 공동노동조직. 남자들의 일은 주로 모내기·김매기 때와 같이 단기간 내에 대규모의 노동력을 집약적으로 투입해야 할 때 관행되어 왔다. 두레는 지역에 따라 구성이나 기능이 다르기 때문에 명칭도 다양하여 ‘농사(農社)’·‘농계(農契)’·‘농청(農廳)’·‘농악(農樂)’·‘농기(農旗)’·‘목청(牧廳)’·‘갹사(醵社)’·‘동네논매기’·‘길쌈’·‘돌개기음’ 등으로 불렸다. 또, 두레는 공동노동조직이기도 하면서 줄다리기·홰싸움·편싸움 등의 오락에서도 큰 몫을 하였다. 두레의 종류는 다양하다. 성별에 따라 남자두레와 여자두레로 나눌 수 있고, 발생의 선후와 세력의 우열에 따라 선생두레와 제자두레, 또는 형두레와 아우두레가 있으며, 세대별로는 청년두레·장년두레·노인두레가 있었을 뿐만 아니라, 농악의 유무에 따라 농악 있는 두레와 농악 없는 두레가 있었다. 특히 제자두레나 아우두레는 선생두레와 형두레에 대해서 존경과 복종을 표시해야 했다. 또한 두레는 크기에 따라 작은 두레와 큰 두레로 나누어진다. 전자는 6∼10명 정도로 대개 경제적 지위와 농지 소유 규모가 비슷한 이웃 사람끼리 하는 경우가 많은데, 아마 전통적인 두레가 축소, 변형된 것이라고 짐작된다. 그러나 한 마을의 경지 분포상 큰 두레를 만들 수 없는 경우에는 몇 개의 작은 두레를 만드는 예는 있다. 두레의 임원구성은 지역에 따라 다르지만 대개 전체 통솔자인 행수(行首) 또는 황수(皇首)라고도 하는 지휘자 1명, 행수의 보좌인 도감(都監) 1명, 작업의 진행을 지휘하는 수총각(首總角) 1명, 규약에 따라 두레꾼의 행동을 감시하는 조사총각(調査總角) 1명, 기록과 회계를 맡은 유사서기(有司書記) 1명, 방목지(放牧地)의 가축을 돌보며 가축으로부터 논밭을 보호하는 방목감(放牧監) 1명으로 되어 있는 것이 보통이다. 행수와 도감은 그 지휘자적 지위로 인하여 자작 농가 가운데에서 덕망과 능력이 있는 사람을 선출하며, 그 밖의 임원은 소작농이나 머슴 가운데에서 선출한다. 임원의 임기는 1년이지만 별 사고가 없으면 중임하게 된다. 두레에 의한 공동노동은 모내기·물대기·김매기·벼베기·타작 등 경작 전 과정에 걸친 것이고, 특히 일시적으로 많은 품이 요구되는 모내기와 김매기에는 거의 반드시 두레가 동원되었다.
두레